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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노예주 '불문'과 한국의 역사 '사냥'


작금의 반도민들은 한국 주권이 효력을 갖지 않았던 일제시대의 문제들을 오늘 소환해서 법적, 정치적 단죄를 하려듭니다.


만약 이게 올바르다면 미국은 어찌하여 남북전쟁에서 승리한 결과로 노예해방을 이후, 과거 노예를 학대하고 착취하였던 백인 남부 대지주들과 그 후손들에 대해 단죄하지 않아왔을까요.


미국적 생각은 그 남부 노예제의 비인간성 문제는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오브 아메리카(USA)'라는 공화적 헌정주권 밖에 있었던 사태들입니다. USA는 과거 노예제시대의 아메리카가 아닙니다.


고로 오늘날 아메리칸들은 내전과 통합을 통해 새로운 국가로 헌정주권을 가졌기에 이전의 문제가 현재의 문제가 될 수 없는 것입니다.


반면에 반도 호사가들이 견강부회로 끌어들기 좋아하는 프랑스에 있어서, 프랑스인들이 독일 나치에 대해 여전히 분개하는 이유는 프랑스의 주권이 효력을 갖던 시기의 문제이기 때문이죠.


흔히 일제강점에 대해 '국권을 탈취당했다'고 하는데, 대한제국의 국권은 청나라처럼 황제에게 있었습니다.


조선 백성들이 무슨 합의로 황제에게 국권과 주권을 맡긴 것도 아니었죠. 그저 양반들의 지배와 평민들의 500년 종속관계의 봉건적 관습체가 시도 때도 없이 찬양해대는 대한제국의 실체였습니다.


그러한 조선 왕조의 국권은 일본에게 넘어갔습니다.


도대체 그것이 현재 한국의 '국민'과 무슨 관계입니까?


이승만, 서재필 등 개화파들의 독립운동이란 조선인들 손으로 황제주권을 타도하고 공화정을 수립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신기루였던 공화정 수립이 입헌군주정의 제국 일본에게 무산당했으니, 독립하자는 것이죠. 그것은 뭐라할 수 없고, 당시에 조선인들의 결정에 달린 문제였습니다. 과연 조선인들의 결정은 무엇이었습니까.


이렇게 말해도 뭔가 꺼림칙한 분들이 적지 않을 겁니다.


큰 틀에선 좌파 민족 공산주의자들 뿐만 아니라, 우파 민족주의자들도 신기루의 자생적 조선 근대화 성공(했을거라는 확률)에 거는 보수가 팔할을 넘을 듯 합니다.


이렇게 지난 역사로부터 현재의 정치적, 법률적 당위를 구하려는 이들을 일컬어 '역사주의자'라고 합니다.


이 절대적 역사주의는 민족주의만큼 비합리적입니다. 그 바탕, 근간에는 세계정신이라든지, 시대정신이라는 19세기적 '낭만주의'가 작동하고 있지요.


나아가 민족주의자들에게 '민족의 우상'이 존재하는 것처럼, 역사주의자들에게는 '역사의 신'이 존재합니다.


어차피 세계는 정해진 역사의 목적을 향해 발전한다는 생각은 그래서 종종 수단-목적을 도치시킵니다. 그러한 역사의 목적에 부합되는 체제만이 정당하고 그에 이론을 제창하는 이들은 속칭 사문난적이 되어버리죠.


역사절대주의자들에게 있어서  현재의 법과 제도는 역사가 종착을 향해 나아가는 가치와 방향에 복종해야 하는 수단에 불과합니다.


또한 이런 역사주의적 낭만성은 흔히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내일은 없다'라는 표어와 구호로 도처에서 나타납니다.


민족과 역사가 결합되는 이 19세기적 낭만성은 주로 열등한 국가들과 그런 국가를 구성하는 국민들 사이에서 컴플렉스로 넘쳐납니다.

이들에게는 '개인'이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역사라는 것을 찬찬히 들여다 보면, 그 속의 개인들은 마치 하나의 민족처럼 움직이는 것처럼 착시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일제하에서 조선인들은 모두 항일과 독립을 꿈꾸었다고 자기들 편한대로 믿는 것이죠. 그래서 친일을 한 이유로 현재의 법에 의해 단죄되거나, 사회적으로 매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헌데, 주권의 효력 밖에 있는 역사에 무슨 정당성이나 규범력이 있나요. 그때는 그랬던 것을 '누구누구만 아니면, 그러지 않았다'라는 것은 단순한 자기변명 아닐런지요.


요컨대, 과거의 주권적 효력없는 역사로 오늘의 주권적 상황을 결정하려는 모든 정치적 행태들은 '파쇼'입니다. 반도, 일단 북은 제쳐놓고 남만 봐도 좌와 우 어느 쪽이든 이 '역사-민족주의' 파시즘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우리의 헌법조문은 그 서두부터 시종일관 공화주의를 천명하지만, 정작 생활과 실천 속에서 공화주의를 이해하는 국민들은 얼마나 될지 의문입니다..








덧글

  • 광주사태미국책임인가 2019/02/18 01:14 #

    미군에 기생하는 비열한 한남충들이 일조시대 조상들을 단죄한다고 난리치고 있으니 이런 촌극이 따로 없죠. 후손들이 발행할 친미인명사전에는 미군을 끌어들인 이승만이 1순위고 통일 후에도 미군이 주둔할 길을 열어준 김대중이 2순위가 될 겁니다.
  • 진보만세 2019/02/18 15:03 #

    친일조상을 단죄하는 후손들이 이승만 김대중을 친미인명사전에 올린다는 것은 현실과 너무나도 간극이 있다고 사료됩니다..
  • 광주사태미국책임인가 2019/02/18 19:08 #

    우리의 후손이 발행할 친미인명사전에...
  • 3인칭관찰자 2019/02/18 21:15 #

    일제시대의 문제를 '일제의 수탈과 거기에 영합하는 한 줌의 친일파' VS '대다수의 조선 사람들의 질곡과 독립운동가들의 투쟁' 으로 이분하여 묘사하는 경우가 많고, 그러한 큰 줄기에 어긋나거나 매치되지 않는 면은 그닥 주목받지 못하긴 하죠.(제가 역사책 처음 접할 때부터 지금까지, 쭉 그랬던 것 같습니다.)
  • 진보만세 2019/02/18 22:00 #

    역사계는 말할 것도 없고, 학문적 자유가 상대적으로 넒은 문학계에서조차 '토지'의 박경리와 그 계보를 잇는 조정래, 대중소설 장르의 '여명의 운동자' 김성동 등이 일제시대를 다룬 거장으로 일방적 찬양을 받고 있는 형국인지라.. 금후의 전망도 대동소이, 아니 그 천편일률성과 편협함은 더하면 더했지 나아지지는 않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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